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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서울우유·농심 제품공급 중단…"현금 선납 요구"
홈플러스가 우유·라면 업계 1위 사업자인 서울우유, 농심과 납품 갈등을 빚고 있다. 대기업들과의 납품 합의가 마무리되는 모양새였지만, 좀처럼 꺼지지 않는 미정산 우려에 분위기가 다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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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우유·라면 업계 1위 사업자인 서울우유, 농심과 납품 갈등을 빚고 있다. 대기업들과의 납품 합의가 마무리되는 모양새였지만, 좀처럼 꺼지지 않는 미정산 우려에 분위기가 다시금 돌아선 것이다. 영세업체 위주로 채권 변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형 협력사들도 대금 우선 지급을 요구하고 있어서 마찰은 당분간 지속될 거란 관측이다.
2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서울우유와 농심이 제품 공급을 멈췄다. 농심은 전날 라면 등의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고 서울우유는 이날부터 납품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두 업체는 납품 조건으로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협력사와 입점주들도 있는 상황에서 현금 선납 조건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협의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홈플러스가 입장문을 통해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서울우유와 농심이 각각 우유·라면 업계 1위 사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공급 중단 사태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오뚜기와 롯데칠성음료, 동서식품,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의 대형 거래처들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납품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납품조건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렸다”며 “다른 업체들도 촘촘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입장에선 대기업의 양해가 절실하다. 상거래채권을 분할 지급하는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영세업자에 뒀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조주연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가 꼭 필요하기에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며 당부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농심과 서울우유가 현금 선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홈플러스 및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신용 등급 하락 인지 시점, 기업회생신청 준비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의 해명에도 이를 반박하는 단서들이 제기되면서, 회생 방안에 대한 불확실성과 채권 변제를 위한 자금 대책에 관한 주장마저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엔 홈플러스가 소규모 업체 정산을 마친 이후 6월께나 대기업에 대한 회생채권 변제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다만 홈플러스는 서울우유와 농심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협력을 이어온 관계인 만큼 조속히 정상화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회생절차 신청일 기준 20일 이내 발생한 공익채권과 그 이전의 회생채권, 법정관리 이후 발생한 상거래채권 등이 전액 변제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20일 오전 기준 홈플러스는 누적 3863억원의 상거래채권을 지급 완료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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