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리포트 45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중위험 중수익의 소환

허정수 전 KB금융지주 CFO 세상만사의 유일한 변수는 시간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반영된 플로우(Flow) 개념의 ‘변화, 과정, 생명’과 관련이 깊은 말이다. 100 퍼센트 ‘완벽, 절대, 완성’ 이라는 말은 시간이 멈춘 스톡(Stock) 개념의 ‘정지, 결과, 죽음’을 의미한다. 살아 움직이는 세상 모든 일은 플로우 개념으로 봐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이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금융위기가 발생한다. 금리는 돈 값이다. 금리 변동 추이는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금리가 경제 상황의 가늠자인 것이다. 2000년 1월 9%로 출발한 한국채권시장 대표금리 국고채 3년물이 2007년 10월 5%대에서 코로나 팬더믹 와중인 2020년 ..

Perspective 2023.10.24

카카오뱅크가 '메기' 넘어 '고래'되는 길

2017년 7월 반포 한강공원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 참석했었다. "레거시 뱅크(Legacy Bank)들의 모든 업무처리 과정을 수도 없이 분석하여 철저히 고객관점에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재구성했습니다" 라는 멘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기존 은행들도 각자 처지에서 고객을 생각하며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차이를 보여줄 지 무척 궁금했다. 서비스가 오픈 되자 기존은행들이 주지 못한 신선하고 편리한 서비스에 사람들이 환호하며 출범 단 2년 만에 1000 만명의 열혈 고객층 확보에 성공했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이 ‘인감도장’을 정교한 ‘디지털화면’으로 구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도장’ 자체를 대체하는 ‘프로세스 혁신’이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수십년..

Perspective 2023.10.16

삼성화재가 삼성생명 시가총액을 추월하는 날

자식 보다 더 오래 사는 부모가 다수 생겨나고, 사후 유가족 걱정(종신보험)보다 본인의 남은 여생 동안 병원비와 간병비 준비(질병보험)가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규제 때문에 ‘종신보험(사망담보)’은 생명보험사 단독 사업영역이지만 ‘제3보험(질병담보)’은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모두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지금은 이 ‘질병담보’ 영역이 우리나라 보험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먹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비슷한 환경속에서 같은 고객을 두고 경쟁해 온 두 진영의 성적표를 보면 손해보험사들이 생명보험사보다 더 약진을 했다. 2022년말 현재 운용자산은 생보 736.5조원, 손보 293.6조원으로 각각 80%, 15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연간수입보험료는 생보 132.7조, ..

Perspective 2023.10.10

나는 아내와 이마트에 계속 가고 싶다

휴일이면 아내와 집 근처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자주 찾는다. 넓고 시원한 매장, 다양하고 기발한 새로운 상품들, 생각지도 못한 밀키트 식료품들… 시식과 구경하는 재미는 시골 전통시장에서 느끼는 맛 이상으로 쏠쏠하다. 어차피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하고 무엇보다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값비싼 백화점이 아니어서 내심 다행이라 여기며 귀찮을 때도 있지만 가급적 동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마트는 2011년 신세계의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하여 출발한 대한민국 대표 생필품 거래소이다. 2023년 6월말 현재 전국 154개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먹거리 장 보러 간다’는 뜻이 ‘이마트 간다’ 로 통용되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한국 유통업계의 강자이다. 그런데, 최근 단행된 이마트 신세..

Perspective 2023.10.04

여전히 저평가된 금융지주, 금융회사 시가총액은 누가 결정하나?

허정수 전 KB금융지주 CFO 기업의 시장가치(시가총액)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 회사에서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고,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숫자로 나타난 결과이다. 돈을 벌어서 이해관계자들과 나누는 그 회사만의 고유한 시스템을 다수의 집단지성이 종합적으로 평가한 성적표인 것이다. 그래서 시장은 똑똑하고 정확하다고 한다. 단기 이벤트와 쏠림으로 본괘도를 벗어나기도 하지만 시장가치는 장차 기업이 만들어내는 재무적 가치를 중심으로 수렴해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사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회사가 일궈온 재무적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보는 것 같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본다는 의미일 것이다. 글로벌 금융사 시총 순위 20위(202..

Perspective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