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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CFO]③재무통 강영-이철헌, ‘STX 인수·자금조달’ 역량 시험대

Numbers_ 2024. 6. 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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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CFO]③재무통 강영-이철헌, ‘STX 인수·자금조달’ 역량 시험대

HD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강영 사장이 STX중공업 인수추진총괄로 승진·이동했다. 이에 따라 이철헌 신임 재경본부장(전무)이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다.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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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의 호위함 HDF-4000 이미지  / 사진 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강영 사장이 STX중공업 인수추진총괄로 승진·이동했다. 이에 따라 이철헌 신임 재경본부장(전무)이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다.

HD현중의 최우선 과제는 STX중공업 인수 마무리와 안정화다. HD현중은 STX중공업 인수와 관련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함 심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총괄하는 강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부적으로는 조선업황이 활발해지면서 안정적인 운전자금 조달을 위한 이 전무의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6월 물적분할로 신규 설립됐다. 존속법인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꿨으며, HD현대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한다. HD현중은 과거보다 몸집이 작아졌지만 여전히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 뿌리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HD현중은 HD현대그룹의 모태사업을 운영하지만 물적분할 이후의 역사는 2020년부터로 그다지 길지 않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강영 STX중공업 인수총괄(사장), 이철헌 재경본부장(전무) 등 2인이 재직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강영, STX중공업 총괄로 승진…대표이사 영전할까


강 사장은 현재 HD현대그룹에서 송명준 HD현대 경영지원실장(부사장)과 함께 주요 재무라인으로 꼽힌다. HD현대그룹은 지주사를 제외하고 계열사 CFO에 전무급 인사를 선임하는 경향이 있다. 강 사장은 HD현대그룹 CFO 라인 가운데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사장으로 승진한 뒤 현재 STX중공업 인수총괄을 맡고 있다.

강 사장은 1965년생으로 부산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줄곧 회계·재무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현대중공업 회계부 부서장을 거쳐 2015년 경영지원본부 회계담당 임원(상무보)에 올랐다. 2017년에는 조선사업본부 상무로 이동했고, 그해 말 경영부문장(전무)이 됐다. 강 사장은 물적분할 이후 2020년 말 현대중공업 재경부문장(부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23년 11월 STX중공업 인수추진총괄(사장)로 승진했다.

HD현대그룹은 앞서 2019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추진하면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초대 대표이사는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CFO는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가 맡았다. 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인수실사단장으로 활동했다. 강 사장은 당시 조 대표와 대우조선해양 실사에 동행하면서 인수 추진에 기여했다. 그러나 결국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탈락해 인수합병(M&A)은 무산됐다.

이번에 강 사장이 STX중공업 인수총괄로 승진한 데는 이 같은 과거의 경험이 배경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M&A는 실패했지만, 그룹 차원에서 강 사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TX중공업 인수 성과에 따라 향후 강 사장이 STX중공업 대표이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STX중공업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회사 지분 35%를 813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합 심사 자체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독과점 우려로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은 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신임 이철헌 CFO, 조선업 호황 속 조달 역량 관건 


이철헌 재경본부장(전무)은 강 사장이 STX중공업 인수총괄로 이동하면서 CFO를 맡았다. 이 전무는 1969년생으로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현대중공업 해양원가관리부에 입사해 불가리아법인 주재원, 재무분석팀 부장을 거쳐 2018년 예산지원팀 재무분석 담당(상무보)으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2018년 말 현대중공업 원가회계담당으로 일한 뒤 2019년 말 HD현대일렉트릭 원가담당(상무)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0년 HD현대일렉트릭 경영지원부문장 겸 재경담당(전무)에 오른 뒤 2023년 11월부터 HD현중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연결기준 1006억원,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CFO였던 이 전무는 저가수주를 배제하는 선별수주 정책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2020년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 전무가 현대중공업에 합류하기 이전인 2022년과 2023년 각각 1330억원, 3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전무의 약력에서는 특히 원가회계 분야의 경력이 눈에 띈다. 해양원가관리부에 들어온 뒤 주요 임원 약력도 원가회계 담당이다. 원가회계는 제품의 정확한 원가를 계산하는 회계 분야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시점과 실제 작업시점의 원가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전무가 HD현중 CFO로 발탁된 데도 이 같은 이력이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HD현중도 실적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HD현중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1조9639억원, 영업이익 1786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이 32.3%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3.4% 늘어난 2조9867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으로 흑자를 나타냈다.

업황이 좋아지면서 안정적으로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전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조선업계는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시점에 건조대금을 수령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결제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공백기간을 안정적으로 보낼 자금조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분간은 건조물량이 많아져 운전자본도 함께 늘며 차입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전무의 안정적인 자금조달‧관리 역량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