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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CFO]⑤ 이경섭 현대미포 신임 CFO, 재무 안정 '수익성 개선' 특명

Numbers 2024. 7.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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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CFO]⑤ 이경섭 현대미포 신임 CFO, 재무 안정 '수익성 개선' 특명

HD현대미포가 공석이던 경영지원부문장에 이경섭 상무를 선임했다. HD현대미포는 HD현대그룹의 조선3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신임 상무는 HD현대미포의 실적과 재무 개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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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 / 사진 제공=HD현대미포


HD현대미포가 공석이던 경영지원부문장에 이경섭 상무를 선임했다. HD현대미포는 HD현대그룹의 조선3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신임 상무는 HD현대미포의 실적과 재무 개선, 자금조달 등의 역량을 검증할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10년 이후부터 HD현대미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는 강철수, 장일근, 허호, 이시국, 김병철, 이경섭 등 6명이 재직했다. HD현대미포는 공식적으로 CFO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시기에 따라 경영지원총괄 또는 경영지원부문장 등으로 불렀다. 이들은 대부분 상무 직급으로 CFO를 시작했다.

HD현대미포도 HD현대삼호와 마찬가지로 CFO에 HD현대중공업 인재들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HD현대중공업이 조선 부문의 지주사 역할을 해왔고, 이곳의 재무 라인이 계열사로 옮겨가는 구조였다.

HD현대미포 CFO에는 영남 출신 인재들이 선임됐다. 이영훈(경북대), 강철수(울산대), 장일근(영남대), 허호(동아대), 이시국(영남대), 김병철(대구대), 이경섭(울산대) 등이다. HD현대미포 본사가 울산에 소재한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다른 계열사 재무총괄들에 비해 직급이 낮다.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은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장 겸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부사장), 이철헌 HD현대중공업 재경본부장(전무), 한정동 HD현대삼호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등이 재무를 총괄한다. 이 밖에도 다른 계열사 CFO의 직급은 대부분 전무다. 

 


HD현대미포 CFO는 전무급이자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임기를 마치는 경향이 있었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업의 특성상 재무·원가·회계관리 역량이 중요해 그만큼 CFO의 역량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그러나 그간 HD현대미포는 CFO의 종착지로 자리매김해왔다. HD현대그룹에서 HD현대미포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HD현대그룹은 원가·회계 담당 임원들이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원가회계는 제품의 정확한 원가를 계산하는 분야로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시점과 실제 작업시점의 원가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HD현대미포는 사내이사에 지주사인 HD현대의 조진호 재무지원부문장(상무)이 등재돼 있다.

HD현대미포는 HD현대그룹의 조선3사 중 실적이 가장 부진하다. 매출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 3년 연속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5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D현대미포의 손익분기점(BEP)은 당초 예상됐던 연말에서 한 분기 정도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경으로는 생산비 안정화, 1분기 적자축소,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PC)선 수주 증가 등을 꼽았다.

이 상무의 약력을 보면 원가관리에 강점을 가진 재무통으로 파악된다. 이 상무는 1970년생으로 울산대를 졸업한 뒤 1997년 1월 HD현대미포 원가관리부에 입사해 원가관리부장, 재무성과분석팀장 등을 지냈다.

2018년 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해 2020년 엔진기계·특수선원가담당(상무보)을 맡았으며, 이듬해 11월 원가개선추진팀담당(상무)으로 승진했다. 2022년 현대중공업에서 조선해양원가담당으로 일하다 2023년 11월 HD현대미포 재무담당으로 옮겨갔다. 올해부터 HD현대미포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았다.

이 상무의 당면 과제로는 HD현대미포의 수익성 회복과 재무구조 안정화가 꼽힌다. 그간 HD현대미포는 저가 중형 선박 위주로 수주하면서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HD현대미포의 매출원가율을 보면 △2020년 95.3% △2021년 104.2% △2022년 99.7% △2023년 100.8% 등이다. 원재료비, 인건비 등 고정비가 높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들어 변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주력 선종이자 고수익 선박인 PC선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올 5월 기준 HD현대미포의 수주현황은 37억1800만달러로 올 연간계획인 31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상반기 기준 PC선의 누적 신규 수주는 48척으로 지난해의 38척보다 10척이 많다.

HD현대미포의 올 1분기 재무상황도 개선됐다. 차입금은 지난해 말 5742억원에서 올 1분기 4370억원으로 23.9% 감소했고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143.6%에서 135.0%로 8.6%p 줄었다. 또 1분기 보유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아지면서 순현금 상태로 돌아섰다. 1분기 매출원가율은 97.3%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