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CEO

[새 얼굴 은행장]① KB 이환주, 최우선 가치 '신뢰'…내부통제도 '리딩' 달성할까

Numbers_ 2025. 1. 15. 14:01

▼기사원문 바로가기

 

[새 얼굴 은행장]① KB 이환주, 최우선 가치 '신뢰'…내부통제도 '리딩' 달성할까

이환주 신임 KB국민은행장은 조직 구성원 및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소통형 리더로 평가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고객‧주주‧직원을 향한 '견고한 신뢰'라는 기치와 더불어 이 행장

www.numbers.co.kr

 

/ 그래픽=박진화 기자


이환주 신임 KB국민은행장은 조직 구성원 및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소통형 리더로 평가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고객‧주주‧직원을 향한 '견고한 신뢰'라는 기치와 더불어 이 행장은 '함께 성장', '동행'에 무게를 두고 구체화 방안을 제시했다.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를 지내며 보험 업계 최상위권 자본적정성을 달성한 이력이 있는 이 행장은 '재무통'이면서 혁신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이후 KB금융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긴 그가 '리딩뱅크' 타이틀을 이어가며 동시에 금융권 최고 화두인 내부통제의 '본보기를' 정립할지 기대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이 취임 원년을 맞아 설정한 경영 좌표는 △신뢰 △사고의 확장 △목적 달성에 최적화된 수단과 실행력 △조화와 균형 등으로 집약된다. 특히 '신뢰'는 이 행장의 최우선 가치로 "첫 출근길에 '신뢰'를 다섯 번이나 강조했다"며 "국민은행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금융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굳건한 약속과 의지의 표현"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30여년 간 KB금융에 몸담으며 그룹의 볼륨 확장에 일조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 1991년 주택은행 수석 입사자로 이름을 알리며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01년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이 대등 합병 이후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을 거쳐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상무로 승진,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2021년에는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으로서 그룹 전반의 재무 사정을 살뜰하게 살폈으며 이듬해 △KB생명보험 대표 자리에 올랐다. 2023년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보 합병 이후 탄생한 △KB라이프생명 초대 사장에 올랐고 올해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행장은 금융상품을 넘어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명확한 캐치프레이즈를 제시했다. 엄격한 윤리 의식에 기반한 정도(正道) 영업으로 고객과 끈끈한 신뢰 관계 형성을 주문했다.

더욱이 '책무구조도' 적용 원년인 올해 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이 행장의 구호는 호소력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30일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통제에 대한 각 임원의 책무가 적힌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신뢰를 팔겠다고 나선 이 행장에게 임기 내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금융사고는 그의 전략 전반을 뒤흔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행장이 올 초부터 내부통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는 전 임직원이 '휘슬 블로어'가 돼 눈치 보지 않고 목소리 내는 그의 기업문화 지향과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이 행장은 "속도감 있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브레이크'가 있어야 하고 잘 작동해야 한다"며 "자율과 규율의 조화"를 강조했다. 다시 말해 조직 내 소통이 막히면 내부통제도 고객‧주주‧직원으로부터 신뢰도 획득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편 금융당국은 경영진과 사외이사의 긴밀한 소통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 분위기 조성 및 제도 전반을 디자인하고 있다. 금융회사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권고가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내부통제위 신설을 완료했지만 위원장 및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금융사고는 △2022년 6건 △2023년 10건 △2024년 20여건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건수만 19건이었고 12월31일 전년도 마지막 공시는 136억원 규모 금융사고였다.

 


전략적 접근 역량에 소통 능력까지…준비된 CEO

 

/ 그래픽=박진화 기자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던 이 행장은 측근에게는 '굿 리스너'로도 잘 알려져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보 합병 이후 양사 직원의 화학적 통합의 성취가 회자된다. 전산처리에 혼선을 빚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회사 출범 1년 만에 전산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변액‧연금보험 등 생명보험 본업에 충실한 정도(正道) 영업 체계 구축으로 중장기적 성장의 발돋움 판을 만들었고 KB손해보험 자회사였던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해 요양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재무통이었던 이 행장은 은행 다양한 영역의 경험을 토대로, KB라이프생명 사장 시절 '자산·부채 포트폴리오 전략 재정립'을 통해 생명보험 업계의 최상위권 자본건전성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크게 상회하는 272.3%로 집계됐다. 또 자산 규모 30조원 이상 생보사 중 삼성생명과 함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손실로 전환되지 않은 회사로 이름을 올렸다.

KB금융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고위 관계자는 "이 행장의 장점은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 역량"이라며 "영업을 알기 때문에, 은행의 성장성을, 정통 은행원이기 때문에, 건전성을, 재무·영업·글로벌 업무·보험 등 다양한 업무 경험으로 수익성을 잘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호평했다.

/자료 제공=KB금융


이런 가운데 이 행장은 수익성 개선과 디지털 강화 등으로 리딩뱅크 사수 전략도 세워야 한다. 수익성 대표 지표인 지난해 3분기 국민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71%로 전분기 대비 약 13bp(1bp=0.01%p) 하락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 자산의 수익률 리프라이싱(Repricing) 가속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은행 NIM은 금리 인상 사이클에 있던 2023년 1분기 1.79%로 시작해 지난해 1분기 1.87%까지 상승 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 3분기 연체율은 0.28%로 2021년 이후 상승세이긴 하나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같은 시기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8.1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 대표 애플리케이션인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MAU)도 이 행장의 관리 포인트다. 국민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전임 행장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지난해 6월 기준 MAU 1400만명대를 달성, 지난해 하반기 기준 1262만명으로 시중은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7년 만에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전환은 디지털 강화의 가시적인 성과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스타뱅킹 밸류업을 통해 금융을 넘어 일상을 함께하는 디지털 퍼스트 기반의 KB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며,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대면 채널은 온전히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업무환경으로 운영 모델을 혁신할 계획"이라며 "내부통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추진함과 동시에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롭게 대두되는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 고객과 사회의 든든한 방파제로서의 제 몫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주연 기자 prot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