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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재용 회장 상고 강행…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이 의미하는 것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상고를 결정했다. 기소의 핵심 근거가 됐던 삼성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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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상고를 결정했다. 기소의 핵심 근거가 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을 통해 기업가치를 부풀렸고 이를 기반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으면서 검찰 측 논리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혐의 관련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상고 제기사실을 10일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내부감시장치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찰이 주장하는 분식회계 혐의의 핵심 기업이다. 해당 의혹은 2018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하며 불거졌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2900억원(장부가)에서 4조8000억원(시장가)으로 지나치게 높게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이 회계 변경으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는 기존 약 2조원에서 11조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검찰은 이를 단순한 회계기준 위반이 아닌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의도적 분식회계로 해석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 회장의 지분율이 높았던 제일모직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제일모직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리고 반대로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80조원을 돌파하며 이러한 주장과 현실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11일 기준 주가(94만9000원) 대비 이달 10일 종가(113만원)는 2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67조5000억원에서 이날 80조4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위탁생산(CMO)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23년과 2024년 연이은 실적 호조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현재 주가 상승은 단순한 시장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기업가치 반영이라는 점에서 과거 회계처리가 인위적인 가치 부풀리기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앞서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는 취지로 무죄 판결을 내린 것도 이 같은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바이오에피스의 성장성도 과거 검찰 기소 논리를 반박하는 요소가 된다. 바이오에피스는 2022년 미국 바이오젠 지분을 인수하면서 완전 자회사가 됐고 이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당시 가정했던 미래 성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회계처리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춰 정당하게 진행된 것이며 이후 기업 실적과 가치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입장을 한층 강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 3위 등극은 검찰의 기소가 애초부터 무리수였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상고를 강행하면서 이 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는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상고심은 법률심으로 새로운 증거가 아닌 법 해석이 쟁점이 되기 때문에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또다시 장기간의 법적공방에 휘말리게 됐다.
한편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이 실적 개선과 성장 전망에 기반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일시적인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근본적인 기업가치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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