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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톡] 막막한 회수시장…'시리즈B 투자'도 망설이는 분위기
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의 한파와 함께 기업공개(IPO) 문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투자금 회수(엑시트) 난이도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애써 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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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의 한파와 함께 기업공개(IPO) 문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투자금 회수(엑시트) 난이도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애써 펀드를 결성했다고 해도 투자할 기업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VC가 기업에 투자하는 단계는 일반적으로 시드(Seed)투자,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등으로 구분됩니다. IPO나 인수합병(M&A) 전까지 투자 유치가 계속되는 경우 시리즈 D, E, F 로 라운드가 추가되기도 하고, 각 라운드 사이에 프리 A, 프리 B와 같이 중간 단계의 라운드도 있습니다. 각 라운드마다 투자 목적과 규모가 다르고 기업가치도 점차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를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단계를 거듭할수록 비싼 주식을 사야 합니다.
시드와 시리즈A 투자를 통해 기업을 발굴했다면 시리즈B부터는 성장성과 사업성을 어느정도 확인한 상태라서 투자 리스크가 덜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특히 시리즈C 부터는 IPO가 가시화돼있어 엑시트를 빨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VC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시드나 시리즈A 투자는 집행하지만 시리즈C를 비롯한 프리IPO 단계는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IPO 냉각기에서 자칫 비싼 가격에 투자했다가 엑시트를 하지 못하거나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초기에 투자해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취득하고 시장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 수 년 동안 들고 있는 게 낫다는 게 이들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후 회사는 시드 라운드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스케일업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마케팅과 기술 개발에도 더 큰 돈을 쏟아야 합니다. 당연히 많은 자금이 필요해 후속 투자를 받아야 하지만 VC는 지갑을 열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VC도 마음은 투자를 하고 싶지만 출자자(LP)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굴리는 펀드 특성상 눈치를 본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IPO를 진행한 기업들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몸값을 크게 낮춰 상장을 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일부는 프리IPO 당시보다도 밸류를 낮춰 재무적투자자(FI)이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제때 엑시트를 못할 경우 펀드 청산을 계속 연장하게 되고, LP는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새로운 펀드에 출자하길 꺼리게 됩니다. 공모주 시장 한파에서 비롯된 악순환입니다.
최근 만난 VC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투자 심사역들도 시드나 시리즈A 투자 건에 대해서만 심사를 하고 시리즈C부터는 검토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며 "초기 투자부터 성장성 높은 회사인지 엄격하게 심사한다” 고 토로했습니다. 이전에는 씨앗을 뿌리듯이 비교적 관대하게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될성부른 회사인지 시드투자부터 깐깐하게 따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언제까지고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퇴직연금 유입이나 코스닥 전용 펀드 개설 등으로 회수시장이 보다 활성화되고 투심이 회복되면 오히려 지금 투자한 회사일수록 더 큰 빛을 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기업들의 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평가됐다"며 "힘든 시기일수록 낮은 가격에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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