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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퓨얼셀, FI 풋옵션에도 유동성 문제없는 이유
수소 연료전지 전문업체 에스퓨얼셀은 지난 3년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격적 투자기조를 유지했다. 해외시장 개척과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메자닌을 발행해 유동성을 보충했다. 주가 하락과 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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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연료전지 전문업체 에스퓨얼셀은 지난 3년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격적 투자기조를 유지했다. 해외시장 개척과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메자닌을 발행해 유동성을 보충했다. 주가 하락과 잦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조기상환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실제 재무 부담은 낮다는 분석이다. 단기 금융자산 운용에 기반한 풍부한 유동성이 자신감의 원천으로 꼽힌다.
메자닌 투자자 상환 요청에 190억 소진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퓨얼셀은 전방 산업인 건설업계 침체가 본격화되던 2022년 하반기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투자를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메자닌 시장에 발을 디뎠다. 대외적 환경이 좋지 않아졌지만 향후 성공 확신에 기반해 외부 자본을 끌어들인 셈이다.
이와 관련, 2022년 10월 각각 100억원 규모의 1회차 전환사채(CB)와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했다. 원자재 구매비용에 투입한 6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40억원은 모두 해외시장 제품 인증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신사업 진출 투자 비용으로 썼다. CB와 BW는 에이원자산운용, GVA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메자닌 전문 투자사에서 물량을 소화했다.
당시 에스퓨얼셀의 최대주주가 안정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메자닌 발행은 나름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었다. 모회사인 에스에너지는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었고 홍성민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40%에 육박했다. 메자닌이 전량 전환되더라도 경영권이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투자자들도 에스퓨얼셀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1회차 CB와 2회차 BW는 모두 표면·만기금리 0%로 발행됐다. 발행기업 입장에선 이자부담이 없지만, 투자자로선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도 얻을 수 있는 금융수익이 없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에스퓨얼셀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메자닌 발행 당시 2만원 초반대에서 형성돼 있던 주가는 이듬해와 지난해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1만원 벽이 무너졌다.
이 시기 주가는 회사의 실적과 비례했다. 2022년까지 400억원 중후반대였던 매출은 300억원 초반대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건물용 연료전지의 비중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 편중이 심했던 터라 건설업계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떨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스퓨얼셀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0% 정도로 2018년 상장 당시에 비해 20%p가량 하락했다.
이에 1회차 CB와 2회차 BW의 행사가액은 기존 2만1235원에서 1만4865원으로 조정됐다. 발행 당시 설정한 리픽싱 한도(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까지 떨어진 것이다. 결국 메자닌 투자자들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잇따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풋옵션이 행사됐고, 그 결과 총 190억원의 현금이 에스퓨얼셀의 곳간에서 빠져나갔다.
넉넉한 현금성자산, 무차입 경영 유지
그럼에도 에스퓨얼셀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알에프텍은 올해 1분기 기준 585억원의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년 대비 10% 정도 감소한 규모다. 561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이 유사시 자금 대응 여력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단기금융상품 운용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에스퓨얼셀은 자산을 단순히 쌓아두는 데 그치지 않고, 시기적절하게 유동화가 가능한 구조로 자금을 굴렸다. 지난해에만 단기금융상품 847억원을 처분했고, 815억원을 취득했다. 금융자산 처분으로 30억원이 곳간에 유입된 것이다.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2022년 614억원에서 2023년 568억원, 지난해 536억원으로 점진적인 감소추세다. 단기금융상품을 유동적으로 회전시키면서 전체 규모는 조금씩 줄이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그림이다. 이는 유동성 유지와 함께 투자나 비용 집행을 위한 자금 확보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는 이유는 주로 유동성 관리와 단기 수익 창출에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고 유동성이 높아 필요할 때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동안 자금을 묶어두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이 같은 유동성 관리는 재무건전성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 1분기 에스퓨얼셀의 유동비율은 190.6%에 달한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100%를 넘으면 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회사는 2020년부터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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