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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어스컴퍼니, 자사주 소각…신한벤처투자 '압박' 통했나

Numbers_ 2025. 5. 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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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어스컴퍼니, 자사주 소각…신한벤처투자 '압박' 통했나

SK스퀘어의 자회사이자 음원 플랫폼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최근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했다. 수년 전부터 2대 주주로 자리를 지킨 신한벤처투자가 올해 초 주주제안에 나서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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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의 자회사이자 음원 플랫폼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최근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했다. 수년 전부터 2대 주주로 자리를 지킨 신한벤처투자가 올해 초 주주제안에 나서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요구한 영향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더욱 본격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림어스컴퍼니는 자기주식 152만주(지분율 2.01%)에 대해 공개매수와 소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21일 결정했다. 매수 가격은 주당 2500원으로, 전날 종가(1885원) 대비 32.6% 높은 수준이다. 총 공개매수 규모는 약 38억원에 달하며 매수 기간은 5월22일부터 6월10일까지 총 20일간 진행된다. 이번 매수를 완료하면 자사주로 보유한 지분은 기존 0.05%에서 2.06%로 늘어난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전신은 1999년 설립된 MP3 제조업체 아이리버다. 2021년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음원 유통 및 콘텐츠 플랫폼 사업으로 중심축을 옮기며 사명을 현재의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다. SK스퀘어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자사주 소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사실상 전무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의 배경에는 올해 초 신한벤처투자가 제안한 주주제안이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2021년 자사 PE부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드림어스컴퍼니에 7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경영참여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 ‘네오스페스’를 설립해 의결권 있는 전환우선주를 전량 확보했다. 2023년에는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23.4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투자 당시 전환우선주는 1주당 5329원에 발행됐다. 하지만 발행 이후 하향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쳐 보통주 전환가는 3731원으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주가가 현재 전환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 입장에서 주가 부양 없이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통한 수익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주가는 신한벤처투자의 투자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2021년 당시 주가는 5000~7000원대였지만, 21일 종가는 2010원에 마감했다. 전일 자사주 공개매수 발표로 6.6% 상승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약 70% 하락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벤처투자는 올 1월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진 교체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사명 변경 등을 요구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하지만 주주제안은 드림어스컴퍼니와 논의 끝에 철회됐다. 양측은 경영진 교체는 유보됐지만, 주주환원 및 밸류업 방안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도 후속 협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도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2억원으로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54% 감소한 4억원을 기록했다.

재무 상태를 살펴보면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는데 부담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실제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8.6%, 올 1분기 말 50.5%에 그쳤다. 1분기 당기순이익 52억원의 흑자전환 덕분에 분기 말 이익잉여금이 54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0.6% 늘어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드림어스컴퍼니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작으로 향후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사업 재편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신한벤처투자와 함께 논의 중인 추가적인 밸류업 전략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