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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7년만에 채워진 회장직…동구바이오 조용준 號 사업전략 '글로벌'·'R&D'

Numbers_ 2025. 1. 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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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7년만에 채워진 회장직…동구바이오 조용준 號 사업전략 '글로벌'·'R&D'

동구바이오제약이 7년 만에 회장 자리를 채웠다. 주인공은 오너2세인 조용준 대표다. 20대 중반에 부친의 회사에 입사한 그가 최고 지위에 오르는 데는 34년이 걸렸다. 그가 회장이 될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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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신임 회장 /사진 제공=동구바이오제약


동구바이오제약이 7년 만에 회장 자리를 채웠다. 주인공은 오너2세인 조용준 대표다. 20대 중반에 부친의 회사에 입사한 그가 최고 지위에 오르는 데는 34년이 걸렸다. 그가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등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의 취임 첫해 동구바이오제약의 사업 키워드는 '글로벌'과 '연구개발(R&D)'이다. 경영권을 인수한 큐리언트를 활용해 해외 시장 개척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뒤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입사 34년 만에 회장 선임…실적 기반 성과주의 결과


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3일 조용준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가 전신인 동구제약에 입사한 지 34년 만이다. 

그는 입사 이듬해 부친인 조동섭 회장의 병세가 악화하자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외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대표이사직에 오른 2005년이다. 이후 동구바이오제약은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부친의  ‘그러나 된다’는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이경옥 명예회장과 함께 ‘소통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추진했다.

그가 구사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중견제약사로 출발한 만큼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그가 선택한 사업은 피부과와 비뇨기과다. 동구바이오제약의 피부과와 비뇨기과 부문은 매년 상승세를 거듭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조루치료제 '구세정'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내년에도 동국제약·신풍제약과 공동 개발한 전립선비대증 복합치료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매출 3000억원에 도전한다.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한 것도 조 회장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4년 사명에 ‘바이오’를 추가해 제약을 넘어 바이오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선포했다. 이듬해에는 세계 최초 줄기세포 추출키트 ‘스마트엑스’를 출시하면서 제약바이오 회사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8년 2월에는 설립 48년 만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4% 성장한 12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핵심은 '큐리언트'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신임 회장. / 사진 제공=동구바이오제약.


조 회장의 향후 전략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R&D 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피부과 의약품 시장에서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1등’ 제약사로 올라서는 것이다.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의약품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 영토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주요 거점지역으로는 필리핀과 베트남, 몽골 등을 꼽았다. 필리핀에서는 2023년 8월 헬스케어그룹 에디제이션과 피부과 병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비롯한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같은 해 베트남에서는 제약사 필인터파마의 모기업인 필인터내셔널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판매를 위한 제품 위수탁 개발, 생산·공급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몽골에서는 지난해 자회사인 동구바이오파마몽골을 설립하면서 유통망 확장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 라오스에 현지 의약품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2023년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인 LVMC홀딩스와 손을 잡기도 했다.

글로벌 확장과 R&D 역량 확보를 위한 큐리언트 활용 방안도 주목된다. 큐리언트는 2008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사해 설립된 바이오 기업이다. 면역항암제 ‘Q702’와 항암제 ‘Q901’, 아토피피부염치료제 ‘Q301’ 등 대부분 임상1~2상 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R&D 기업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5월 큐리언트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투자자(SI)가 됐다. 현재 큐리언트의 최대주주로 신약개발 초기 단계의 기초연구 과정에 대한 역량을 쌓고 있다.

조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과 신약개발사인 큐리언트는 상호 보완으로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늘어나는 차입금 관리 필요

 

공격적인 투자로 늘어난 차입금 관리는 조 회장의 당면과제다. 당장의 수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을 쌓아두고 있지만 이와 비례해 차입금도 빠르게 증가해 장기적으로는 재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739억원이다. 1년 전(355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2년 전(230억원)에 비하면 3배 수준이다.

단기차입금은 640억원으로 전기 말(405억원) 대비 58.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도 99억원으로 전기 말(14억원)보다 607.14% 뛰었다. 담보는 보유한 토지와 건물, 기계 등 352억원이다.

차입금이 급증한 것은 큐리언트 등 전략적 투자 확대 대문이다. 지난해에는 9월 말까지 큐리언트 등 총 7건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한 지분투자액만 185억원에 달한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은 자금조달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채는 2013년 이후 발행하지 않았다.

수익 확대로 현금성자산이 늘고 있지만 차입금을 모두 상환할 여유는 없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현금성자산은 238억원이다. 특히 이들 차입금 중 대다수는 조 회장이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매출 성장 등 규모 확대로 차입금 증가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의약품 원료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차입금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jsb31660@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