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책임준공 미이행 '지체상금' 지급…PF 패러다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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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책임준공 미이행 '지체상금' 지급…PF 패러다임 바뀌나

/사진=하나증권

최근 DL이앤씨가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조건이 아닌 지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을 마쳤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채무인수 조건의 PF 조달을 늘리지 않으려는 시공사와 딜의 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한 증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새로운 조건의 PF 딜이 탄생했다.

4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시행사 숲이랑코퍼레이션이 조달한 1850억원 규모의 PF에는 책임준공 미이행시 지체상금 조건이 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숲이랑코퍼레이션은 천안 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신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는 DL이앤씨로 하나증권이 PF 딜을 주선해 자금 조달이 진행됐다.

지체상금은 공사가 지연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의 계약이다. 일반적으론 시공사가 정해진 책임준공 기한까지 공사를 마무리 하는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시행사의 PF 채무를 인수하는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확약이 보편적이다.

다만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안전관리, 노동법 준수 등 이유로 공사기한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는 리크스 관리를 위해 채무인수 조건의 PF를 늘리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지체상금 조건의 계약이 탄생한 건 이번 프로젝트가 하나자산신탁의 분양형토지신탁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의 내 계열사간 시너지를 위해 하나증권이 PF 딜 주선을 맡으면서 시공사가 원하지 않는 책임준공 조건을 제외해줬다. 대신 안전장치로 지체상금 보상 조건을 내걸었고 양사간 이해 관계가 맞으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신탁사도 책임준공 확약 관리형토지신탁으로 우발부채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책임 준공 의무를 시공사에 넘기는 대신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하나자산신탁은 책임준공 확약 관리형토지신탁으로 업계 점유율을 끌어 올렸으나 리스크 완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천안 사업의 경우 신탁사가 하나자산신탁이었기 때문에 하나증권이 딜을 주관하면서 지체상금 조건이 들어간 것이다"라며 "타 시공사도 책임준공을 줄이기 위해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동일한 조건으로 PF 조달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시공사가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조건 없이 자금 조달을 진행했던 사례가 있어 시공업계 전반에 지체상금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건설은 지체상금과 유사한 손해배상 조건을 내걸고 책임준공 의무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