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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신한금융 영구채 흥행보다 중요했던 3%대 금리

Numbers 2025. 2. 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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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신한금융 영구채 흥행보다 중요했던 3%대 금리

신한금융지주의 영구채 발행에 목표치 대비 두 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리며 흥행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앞서 KB금융이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경험했던 터라 우려가 일기도 했지만, 빠르게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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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 사진 제공=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의 영구채 발행에 목표치 대비 두 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리며 흥행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앞서 KB금융이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경험했던 터라 우려가 일기도 했지만, 빠르게 이런 걱정을 불식한 모습이다.

특히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3년여 만에 영구채 발행 금리를 3%대로 낮추면서, 조달 비용 축소 기대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번 달 총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SK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고, 신한투자증권과 한양증권, 현대차증권 KR투자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상환 만기가 아예 없거나, 혹은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당초와 동일한 조건으로 상환을 무한정 미룰 수 있는 채권이다. 이처럼 상환을 계속 미룰 수 있는 채권이란 특성을 담아 통상 영구채로 불린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27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웃도는 6690억원의 주문이 확인되면서 한도를 채워 발행됐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2.48대 1을 나타냈다.

신한금융의 영구채 발행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맴돌기도 했다. 올해 5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먼저 신종자본증권을 내놨던 KB금융이 수요예측 미달을 기록했던 탓이다.

지난달 KB금융이 최초 모집 4050억원으로 써낸 신종자본증권은 수요예측 주문이 3740억원 그치며 경쟁률이 0.92대 1에 머물렀다. 경쟁률 1 미만은 수요예측을 통한 채권 주문 금액이 당초 목표 발행 금액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추가 청약을 통해 모집 물량은 모두 채웠지만, 최대 한도를 6000억원까지 열어뒀음에도 증액에는 실패했다.

신한금융의 영구채 흥행 과정에서 더욱 이목을 끈 건 금리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던 2022년을 기점으로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대체로 연 4%를 웃돌아 왔는데, 오랜만에 의미 있는 대규모 발행에서 3%대 금리로의 유턴이 확인되면서다.

신한금융의 이번 영구채는 3.90% 금리로 최종 발행됐다. 신한금융이 가장 최근 4%를 밑도는 금리로 영구채를 발행했던 건 2022년 1월이었다. KB금융이 지난 1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까지만 해도 발행 금리는 4.00%였다.

이제 금융권의 시선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내놓는 자본성증권인 후순위채의 발행 금리가 여전히 4%대 그 이상을 찍고 있는 와중, 금융지주라는 메리트로 보다 낮은 수익률을 커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하락 속도가 기대에 다소 못 미치면서, 시장 이자율 조정폭도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며 "보험사의 후순위채 등 아직 수익률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금융사 채권이 많은 만큼,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의 3%대 금리 안착 시기는 좀 더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