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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회사의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전략 조직을 이끌어왔다. 올해부터는 미래전략에 몸담은 임원 수가 늘고 전문 영역이 다양화하며 류 부사장의 어깨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미래전략 조직의 강화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메모리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가운데 중장기 전략 수립을 고도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류 부사장은 컨설턴트나 애널리스트 출신이 아니라 SK 내부에서 성장했다. 198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SK텔레콤(SKT)에 입사했다. 당시 SK에 발을 들인 지 10년,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차장급에서 부장을 건너뛰고 임원을 단 사례로 주목받았다.
담당 업무는 주로 전략과 투자에 집중됐다. SKT에서는 전략적 투자와 자회사 관리 등 인수·합병(M&A)을 총괄하는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그룹 내 PM2 CoE(Center of Excellence)에서 일했다. 임원이 된 2019년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이노베이션스위트(Innovation Suite)를 담당했다. 이어 2020년부터 2년간 SKT의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은 류 부사장은 2022년부터 신설된 SK스퀘어로 넘어가 최고투자책임자(CIO)1 산하에서 매니징디렉터(MD)로 일했다. SK스퀘어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의 신사업을 찾는 투자전문회사로 지난 2021년 SKT에서 인적분할로 출범했다.
류 부사장이 지난해부터 이끌어온 미래전략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조직이다.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체질 강화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업무 역시 미래전략의 몫이다. 시장 환경 변화를 읽고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전략에는 3명의 임원이 합류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인 이방실 부사장과 해외 영업 조직인 글로벌세일즈앤마케팅(GSM) 소속의 이상영 부사장, 재무 조직에 있던 차상엽 부사장이다. 미래전략의 임원 수는 류 부사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래전략에 임원들이 새롭게 추가됐고 조직이 확장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을 선점해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기세를 몰아 차세대 AI용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AI 메모리반도체는 일반적인 D램이나 낸드플래시와 달리 고객사 요구사항을 반영해 차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강점 역시 기존 설비투자에 따른 생산능력과 원가경쟁력 확보에서 고객 대응과 신제품 기술력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AI 수요 증가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미래전략 조직의 중요성이 덩달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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