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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1억 풋옵션 차액 걸린 롯데글로벌로지스, 수요예측 흥행 '절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5월 상장을 목표로 다음 달 수요예측에 나서는 가운데,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대주주인 롯데지주 및 호텔롯데가 보전해야 하는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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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가 5월 상장을 목표로 다음 달 수요예측에 나서는 가운데,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대주주인 롯데지주 및 호텔롯데가 보전해야 하는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이익이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으로선 FI 풋옵션 행사 가격과 확정 공모가의 차액을 줄이는 게 자금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인 만큼 수요예측 성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총공모 주식 수는 1494만 4322주다. 신주 모집과 구주매출이 각각 50%(747만 2161주)의 비율로 구성된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4164만 4166주, 희망 공모 가액은 1만 1500원~1만 3500원이다.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이다. 수요예측은 내달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사,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희망공모가는 물류 업계 1·2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을 비교기업 삼아 EV(기업가치)/EBITDA(상각전이익) 방식으로 산출했다. 먼저 EV는 이달 14일 종가를 기준으로 각 기업의 시가총액에 순부채와 비지배지분을 합산해 도출했고, EBITDA는 영업이익에 유무형 자산 상각비 등을 더해 구했다. CJ대한통운(4.67배)과 한진(8.13배)의 평균 EV/EBITA는 6.4배로 집계됐다.
상장 주관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EV를 계산하기 위해 2024년 EBITDA(3266억원)에 해당 6.4배를 곱한 뒤 순부채(1조 5338억원) 등을 차감해 적정 시가총액(6357억)을 산출했다. 이를 다시 상장 예정 주식 수(4164만4166주)로 나누고, 할인율(24.65%~11.55%)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1만 1500원~1만 3500원)를 설정했다.
다만 롯데그룹으로선 이렇게 나온 공모 가액에 만족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오는 5월 밴드 하단에 맞춰 상장할 경우, 구주매출 단가와 FI가 보유한 풋옵션의 주당 행사 가격(5만 720원)과의 차액이 약 2931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 주주인 롯데지주(46.04%)와 호텔롯데(10.87%)는 해당 금액을 연대해 보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 FI인 LLH의 이익 보전 의무를 지니고 있다. / 사진 제공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FI는 2대 주주(21.87%)인 LLH 유한회사다.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보통주와 신주인수권을 인수하며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은 LLH와 최초 상장을 약속했던 2021년부터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IPO를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주당 평균 취득단가 3만 7339원에 연 복리(3~3.5%) 등 이자 조건이 불어났고, 오는 5월 기준 FI의 주당 풋옵션 단가는 약 5만 720원까지 이르게 됐다.
다음 달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수요가 몰려 확정 공모 가액이 높아질수록 대주단의 자금 출혈은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롯데는 IPO의 중단을 결정할 권리가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반기 내 상장하지 않으면 풋옵션 발동에 따라 롯데그룹이 FI 측 지분 전량을 되사야 하므로 차액 보전보다 더 큰 현금 유출이 생길 수 있어서다. IPO를 추진하든 중단하든 자금 부담이 불가피한 이상, 강행하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예심 승인 이후 6개월간 상장 효력이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6월 27일까지는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
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남은 기간 투자기관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 등을 설명하는 DR(Deal Roadshow)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고, IPO 중단에 따른 풋옵션 발동은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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